수면 부족이 건강한 중년 남녀의 비만을 증가시킨다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한 수면 시간과 체중 증가의 관련성 입증

 소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 수면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국인은 oecd국가 중 수면 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2014년 통계에 따르면 평균 7시간 49분으로 18개국 중 18위이며 1위인 프랑스의 8시간 50분에 비해 1시간 이상이나 짧은 수면 시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수면 부족이 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등, 수면과 건강의 구체적인 관련성에 대해 많은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는데, 특히 수면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 중 소모하는 칼로리의 양 보다 깨어 활동하는 시간 동안 소모하는 칼로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이 감소할 경우 렙틴이 감소하고 그렐린은 증가하여 에너지 소비는 적어지고 식욕은 증가하는 효과 때문에 비만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몇몇 역학 연구들을 통해서도 나타났는데, 특히 청장년층의 여성에서 짧은 수면 시간과 비만의 연관성이 크게 나타났으며, 그 외 남성이나 중년 이상의 경우에는 유의하지 않거나 인종별로 부분적인 결과만이 나타나서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최근 미국역학회지에 발표된 본 논문에서는 중장년층에 있어서도 수면과 비만의 연관성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83,377명의 51-72세 미국 남녀를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시행하였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의 경우 기저질환이 비만, 수면 모두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암, 심혈관 질환, 뇌졸중의 경우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평균 7.5년을 관찰한 결과, (1995-2004년) 남녀 모두에서 수면 시간이 줄어들수록 체중 증가가 크게 나타났다. 남성에서는 7-8시간 이상 수면한 군에 비해 5시간 미만 수면한 경우 0.66kg(95%CI 0.19~1.13)의, 5-6시간 수면한 경우0.12kg(95%CI -0.02~0.26)만큼, 여성에서는 5시간 미만 수면한 경우 0.43kg(95%CI 0.00~0.86)의, 5-6시간 수면한 경우0.23kg(95%CI 0.08~0.37)만큼 평균 체중 증가가 더 컸다.

 또한 연구 참여시 비만하지 않았던 경우, 관찰 기간 동안 비만해질 확률이 5시간 미만 수면한 군은 7-8시간 수면한 군에 비해 약 40퍼센트 가량 더 높았다. 남성의 경우 비차비가 1.45(95%CI 0.06~1.99), 여성의 경우 1.37 (95%CI 1.04~1.79) 였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중년 이상의 남녀 모두에서 수면 시간이 감소할 경우 체중 증가와 비만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동학적이나 생리적 메커니즘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현재 많은 현대인들의 중요한 건강 문제인 비만 및 수면 부족에 대해 보건학적인 관심 및 건강 증진 정책의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글 :  양희정 MD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출처 : Am J Epidemiol. 2013;178(11):1600–1610

         http://aje.oxfordjournals.org/content/178/11/1600